이번 주 캐딜락을 둘러싼 가장 큰 화제는 트랙 밖에서 나왔습니다. 1978년 F1 월드 챔피언이자 현재 캐딜락 F1 이사회 멤버인 마리오 안드레티가 Drive to Wynn 팟캐스트에서 세르히오 페레즈와 발테리 보타스를 두고 솔직한 평가를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안드레티는 두 드라이버가 *“약간 녹슬어 있다”*고 표현하며, 오랜 공백기 뒤 새로운 패키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을 단순한 비판으로만 읽으면 맥락을 놓치게 됩니다. 안드레티는 같은 인터뷰에서 중국 그랑프리를 언급하며, 팀이 레이스마다 선두권과의 격차를 줄여 가고 있다고도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퀄리파잉 격차가 4초대에서 2초대로 줄었다는 점을 짚으며, 캐딜락이 분명 진전하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동시에 드라이버들로부터 ***“다운포스 부족, 특히 리어 안정성 결여”***라는 피드백을 직접 받고 있다고 전했는데, 이는 지금까지 팀이 공개적으로 보여준 기술적 진단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즉, 안드레티의 발언은 비판이라기보다 팀을 향한 애정이 담긴 우려에 더 가깝습니다.
페레즈는 이에 곧바로 반박했습니다. 일본 그랑프리 전 미디어 브리핑에서 그는 자신들이 이미 높은 수준에서 퍼포먼스를 내고 있으며, 복귀 후 짧은 시간 안에 충분히 페이스를 되찾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주장은 숫자로도 어느 정도 뒷받침됩니다. Q1 기준 선두와의 격차는 멜버른 3.098초, 상하이 3.601초, 스즈카 2.171초로 집계되었고, 스즈카는 시즌 최소 격차였습니다. 레이스에서도 일본 그랑프리는 캐딜락이 처음으로 우승자와 같은 랩에서 완주한 라운드였습니다.
결국 두 사람의 시각 차이는 분명합니다. 안드레티는 드라이버들이 아직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보았고, 페레즈는 그것이 ‘녹’이 아니라 차량 한계의 문제라고 반박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정확한지는 마이애미에서 조금 더 분명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스즈카가 진전의 신호를 보여준 무대였다면, 마이애미는 그 진전이 드라이버의 적응인지, 혹은 차 자체의 개선인지를 더 분명히 가려낼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Motorsport.com — Perez disagrees with Andretti 'rusty' claim (2026.04.04) / PlanetF1 — Andretti gives Cadillac progress update (2026.03) / f1i.com — Andretti assesses Cadillac's early struggles
일본 그랑프리 레이스 후 그레이엄 로든 팀 수석은 캐딜락 공식 사이트를 통해 비교적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는 이번 결과가 또 하나의 좋은 주말을 마무리한 것이며, 데뷔 시즌 세 번째 레이스 만에 다시 두 대를 완주시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실행력과 신뢰성 면에서 팀 전체가 다시 한 번 도약했다고 평가했고, 마이애미를 위한 업그레이드 패키지가 준비되어 있다는 점도 직접 언급했습니다.
이 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표현은 **‘독일’**이었습니다. 캐딜락의 공식 운영 거점은 일반적으로 인디애나폴리스, 샬럿, 실버스톤 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로든은 여기에 독일을 별도로 언급했습니다. 이는 그가 앞서 Motorsport.com 인터뷰에서 직접 설명했던 독일 쾰른의 도요타 풍동 시설 사용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다시 말해 이번 성명 속 ‘독일’은 단순한 감사 인사가 아니라, 마이애미 업그레이드 패키지가 풍동 기반 개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읽을 수 있습니다.
로든이 ‘실행력’과 ‘신뢰성’을 나란히 강조한 점도 중요합니다. 그는 이전부터 팀의 핵심 원칙으로 정직함과 팀워크를 말해 왔고, 스즈카까지의 흐름은 그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 그랑프리를 통해 캐딜락은 두 경기 연속 더블 피니시를 만들었고, 스즈카에 들고 온 디퓨저 업그레이드 역시 적어도 설계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로든의 성명은 단순한 긍정 메시지가 아니라, 팀 내부가 현재의 개발 흐름을 공식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는 선언에 더 가깝습니다.
마이애미를 앞두고 캐딜락은 인디애나폴리스, 샬럿, 실버스톤, 그리고 쾰른까지 네 거점을 동시에 가동하고 있습니다. 일본 그랑프리가 현재 패키지의 유효성을 확인한 주말이었다면, 마이애미는 그다음 단계가 실제로 도착하는 주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로든의 성명은 그 기대를 공식적으로 끌어올린 첫 메시지였습니다.
Cadillacf1team.com — 2026 Japanese Grand Prix Race Report (공식 팀 성명) / Formula1.com — 'A lot of progress in a short space of time' (2026.04.02) / Motorsport.com — Lowdon interview (도요타 쾰른 풍동 확인)
캐딜락이 이제 레이스 주말 운영 자체는 점점 익혀가고 있는 만큼, 다음 과제는 같은 페라리 파워 유닛을 사용하는 팀들처럼 그 패키지에서 최대 성능을 끌어내는 것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지금 하스와 페라리는 같은 동력원을 쓰면서도 캐딜락보다 훨씬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은 가장 현실적인 기준점이 됩니다.
물론 이 비교를 그대로 단순화할 수는 없습니다. 하스는 파워 유닛뿐 아니라 차체 구조의 상당 부분까지 페라리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반면 캐딜락은 파워 유닛만 페라리에서 공급받고, 섀시는 자체 설계했습니다. 따라서 두 팀을 완전히 같은 조건으로 놓고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격차의 핵심 원인이 엔진이 아니라 섀시, 공기역학, 소프트웨어, 그리고 차량 거동이라면, 그것은 캐딜락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또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팻 사이먼즈 엔지니어링 컨설턴트의 발언은 이 방향성을 더 또렷하게 만듭니다. 그는 스즈카에서 팀이 하고 있는 모든 일은 결국 차에 다운포스를 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더 많은 다운포스를 확보할 수 있다면 비로소 미드필드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